— 자유의지에 대한 회의와 희망 사이에서


자유의지에 대한 의문: 리벳 실험의 충격

“우리는 자유의지가 없는 세계에서 자유의지가 있는 척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스티븐 호킹의 이 말처럼, 인간의 자유의지란 어쩌면 착각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결정했다’고 느끼는 그 순간, 사실은 이미 뇌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면 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벤자민 리벳 교수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간단하면서도 충격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피험자들에게 손가락 버튼을 ‘원할 때’ 누르라고 지시하고, 뇌파(EEG)와 근육 신호(EMG)를 동시에 측정했다. 만약 자유의지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의식적인 ‘결정’이 가장 먼저 일어나고, 그 뒤에 뇌가 반응하며, 마지막으로 손가락이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뇌의 운동 피질이 이미 먼저 반응하고, 그 후에야 참가자는 ‘지금 누르고 싶다’는 의식을 느꼈다. 인간이 결정을 ‘자각’하기 약 0.4초 전, 뇌는 이미 행동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10초 전의 예측: 인간은 이미 결정된 존재일까

이후 존 딜런 헤이즈의 MRI 실험에서는 그 시간이 무려 10초 전으로 확장되었다. 참가자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뇌의 화학 반응과 신경 신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우리가 자유롭게 결정한다고 느끼는 순간은 단지 그 결과를 나중에 인식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 실험은 인간의 자율성과 주체성에 깊은 의문을 던진다. 우리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고 믿지만, 어쩌면 이미 정해진 길을 걷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현걸의 철학: 결핍 속의 자유

이 지점에서 나는 《격기3반》 속 인물 이현걸의 철학과, 이를 분석한 김와와 님의 리뷰에서 개인적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현걸은 인간의 삶을 결핍과 고통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순환으로 본다. 그렇기에 자유의지는 완벽한 통제가 아니라, 결핍 속에서도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는 ‘순간의 결심’일지도 모른다.

그는 고통스러운 삶을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스스로를 갱신하며 다른 존재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통해 인간이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고 본다. “성장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의 철학에서 말하는 자유의 본질이다.